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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이승엽 56홈런·정민태 선발 21연승, 그리고 삿포로 참사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 삼성 이승엽이 마침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56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2일 대구 롯데전 2회 말 이정민을 상대로 시즌 56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일본 프로야구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1964년 작성한 55홈런을 넘어섰다. 9월 27일 사직 경기에서 롯데가 대기록에 도전하던 이승엽을 고의4구로 거르면서 흥분한 팬들이 난동을 일으켜 1시간 34분 동안 경기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승엽의 정규시즌 MVP 수상은 당연했다. 개인 통산 5번째이자 최초의 3년 연속 수상이다. ② MLB 대신 일본으로 대기록을 작성한 이승엽은 정규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가느냐,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느냐만 남았을 뿐이었다. 이승엽의 거취와 관련된 소식이 거의 매일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했다. MLB 구단의 계약 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승엽은 고심 끝에 일본 지바 롯데 말린스와 2년 최대 5억엔(현재 기준 약 49억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③ 또 날아오른 유니콘스 모기업 재정난 탓에 박경완(자유계약선수)와 박재홍(트레이드)이 떠나면서 현대의 전력은 약화했다. 하지만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고 마무리 조용준이 뒷문을 지켰다. 타선은 심정수(53홈런)를 필두로 이숭용, 전준호, 박종호, 박진만 등이 상·하위 구분 없이 맹활약했다. 포수 김동수가 박경완이 떠난 자리를 메웠고, 교체 외국인 타자 브룸바도 펄펄 날았다. SK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는 정민태의 완봉승에 힘입어 7-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④ 삿포로 참사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망신을 당했다. 이승엽·이종범·박재홍·김동주(이상 타자) 정민태·임창용·이강철(이상 투수) 등 리그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한 아시아선수권에서 1승 2패로 3위에 그쳤다. 대만에 연장 10회 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일본에는 0-2로 무릎을 꿇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겸해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3위에 그친 한국은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⑤ 선동열 후폭풍 일본 주니치에서 코치 연수를 마친 선동열 KBO 홍보위원이 돌아오자 여러 팀이 그의 영입을 추진했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김인식 감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선동열과 두산은 코치진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계약이 결렬됐다. 선동열은 2004년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삼성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김인식 감독이 떠난 두산은 김경문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했다. ⑥ 쏟아진 FA, 이적 시장 활발 2003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이 쏟아졌다. 사상 최다인 13명이 FA를 신청했다. 정수근(두산→롯데·6년 40억6000만원) 이상목(한화→롯데·4년 22억원) 마해영(삼성→KIA·4년 28억원) 박종호(현대→삼성·4년 22억원) 진필중(KIA→LG·4년 30억원) 등 대형 FA들이 활발하게 이적했다. ⑦ 이종범 MVP 그랜드슬램 올스타전 최다(13회) 베스트 멤버에 선정된 KIA 이종범은 선수 시절 딱 한 차례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03년 웨스턴(서군) 리그 2번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를 기록, 9-4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범은 한국시리즈(1993년, 97년)와 정규시즌(1994년)에 이어 올스타전 MVP까지 석권,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리그 최초 기록은 타이론 우즈(2001년)가 작성했다. 삼성은 올스타전 10개 포지션 중 2루수를 제외한 9개 포지션을 휩쓸었다.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 올스타를 배출했다. ⑧ 롯데 사상 첫 3년 연속 꼴찌 구도 부산의 자존심이 확 구겨졌다. 롯데는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39승 91패 3무의 성적으로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꼴찌(승률 0.280-0.245-0.256)를 기록했다. 개막 이후 1무 포함 12연패, 7월 이후 15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외국인 선수는 극도로 부진했다. 백인천 감독이 8월 초 경질됐고, 시즌 종료 후 양상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⑨ 다승왕 정민태 선발 21연승 정민태는 일본 요미우리에서의 2년 도전을 접고 복귀하자마자 리그를 휩쓸었다. 정규시즌 다승왕(17승 2패) 승률왕(0.895) 등 2관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는 홀로 3승을 거둬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1차전에 등판한 그는 사흘 휴식 후 4차전·7차전에 등판해 역투했다. 2003년 8월 3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을 통해 한·미·일 프로야구 통틀어 최다인 선발 21연승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형석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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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마해영 KS 끝내기포...롯데는 2할 승률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20년 저주 끝낸 이승엽·마해영 2002년 한국시리즈(KS)는 KBO리그 최고 명승부로 회자한다. 12년 만에 성사된 KS 리턴매치였다. 1990년에는 LG가 4승 무패로 퍼펙트 우승을 차지했다. 리턴매치 결과는 달랐다. 삼성이 4승 2패로 창단 첫 KS 우승 기쁨을 누렸다. 시리즈 6차전 6-9로 패색이 짙던 9회 말 이승엽이 동점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뒤 9-9에서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까지 터졌다. KS 역사상 첫 시리즈 끝내기포였다. ② 펠릭스 호세 이중계약 파문 2001시즌 뒤 롯데와 재계약한 호세는 2002시즌 개막 전 미국 메이저리그(MLB) 몬트리올 엑스포스 구단과도 계약해 물의를 빚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롯데 스프링캠프에 무단으로 불참, 제한 선수로 공시됐다. 2013년 12월 징계가 풀려 KBO리그가 복귀가 가능했고 2006년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어 2007년 5월까지 뛰었다. 호세의 통산(4년) KBO리그 성적은 타율 0.309 95홈런 314타점이다. ③ 2할 승률로 추락한 롯데 롯데로선 지우고 싶은 한 해였다.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35승(1무 97패)을 따내는 데 그쳐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6월에는 16연패에 빠지는 등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정규시즌 승률이 고작 0.265. 외국인 타자 호세와 내야수 김민재가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팬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그해 10월 19일 열린 사직 한화전에선 역대 최소 2위에 해당하는 69명의 관중만 야구장을 찾았다. ④ MLB에 초청된 이승엽 '라이언 킹' 이승엽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초청 선수 자격으로 MLB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MLB 대표 홈런 타자 새미 소사 등과 함께 훈련하며 시범경기 7경기에서 홈런 2개를 때려냈다. 하지만 미국행이 성사된 건 아니었다. 이승엽은 이듬해 심정수와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에서도 MLB 캠프를 치렀다. 2003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그의 선택은 MLB가 아닌 일본 프로야구(NPB)였다. ⑤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선 송골매 한화 송진우는 4월 23일 청주 SK전 완투승으로 통산 147승째를 따냈다. '국보' 선동열이 보유한 개인 통산 최다승 기록(종전 146승)을 경신,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를 기념해 한화증권 주식 5000주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송진우는 그해 5월 19일 리그 첫 150승, 9월 8일 160승 고지를 차례로 정복했다. 시즌 뒤에는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 최고의 1년을 보냈다. ⑥ '별 중의 별' 박재홍 2002년 올스타전에서 가장 빛난 건 현대 외야수 박재홍이었다. 그는 0-1로 뒤진 9회 초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66표 중 45표를 획득, 20표에 그친 신동주(KIA)를 제쳤다. 1996년 1군에 데뷔한 박재홍이 올스타전 MVP에 뽑힌 건 처음.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운영된 현대 구단에서 올스타전이 나온 것도 2002년 박재홍이 유일하다. ⑦ KBO리그로 돌아온 이상훈 LG→주니치 드래건스→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친 이상훈은 2002년 4월 ‘친정팀’ LG로 복귀했다. 연봉 4억7000만원을 받아 이종범이 보유한 국내 최고 연봉(종전 4억3000만원)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유성민 당시 LG 단장은 "일본에서의 성적과 미국에서의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최고 선수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상훈은 2002년 7승 2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68로 호투, 팀을 KS 무대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시리즈 6차전 이승엽에게 통한의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고 눈물을 삼켰다. ⑧ 최태원 연속경기 출전 기록 끝 1995년 4월 16일 광주 해태전부터 이어온 최태원(쌍방울→SK)의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이 2002년 9월 8일 인천 현대전에서 마무리됐다. 1014경기를 쉼 없이 뛰며 '철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최태원의 기록은 지난 3월 교차 검증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대주자로 출전한 것만으로는 연속 기록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리그 규정에 따라 5경기 줄어든 1009경기로 조정됐다. ⑨ 박빙의 홈런왕 레이스 2002시즌 홈런왕 대결은 박빙이었다.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 호세 페르난데스(SK)가 3파전 양상으로 시즌 말미까지 엎치락뒤치락을 이어갔다. 최종 승자는 이승엽. 47개의 홈런을 때려내 심정수(46개) 페르난데스(45개)를 아슬아슬하게 앞섰다. 리그에 40홈런 타자가 3명 이상 배출된 건 1999년(이승엽·로마이어·스미스·샌더스) 이후 3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이승엽은 시즌 뒤 6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⑩ 아시안게임 2연패 야구 대표팀은 홈에서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군 미필 선수 주축으로 아시안게임 전 야구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부진하자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를 대거 내보냈다. 이상훈·송진우를 비롯한 정상급 투수진에 이종범·이승엽·김동주 등이 버틴 타선의 짜임새도 대단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 '드림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중현 기자 사진=IS 포토, 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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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이정후의 내구성이 만든, 초스피드 포스팅 선언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강점 중 하나는 '내구성'이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연평균 133경기(정규시즌 144경기)에 출전했다. 최근 6년 KBO리그 타자 경기 누적 출전 5위(통산 798경기). 25세 이하 선수 중에선 팀 동료 김혜성(23·689경기)을 크게 앞선 1위다. 2023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데뷔 7년 만에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이 가능한 '1군 등록일수 7년'을 채운다. 고졸 신인으로 입단해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뒤 큰 공백 없이 시즌을 치른 덕분이다. 이정후는 2017년 KBO리그 역대 첫 고졸 신인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듬해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 어깨 관절와순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한동안 전열에서 이탈, 시즌 109경기 출전에 그쳤다. 힘겹게 1년을 보내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구단 관계자는 "이정후는 매년 겨울마다 개인 훈련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체력도 마찬가지"라며 "뭐가 필요한지 고민하고 보완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구성을 더 단단하게 하는 건 강한 정신력과 투지다. 시즌 중 부상을 당하더라도 빠르게 몸 상태를 추슬러 복귀한다. 그 결과 2018년과 2021년을 제외한 나머지 시즌에서 모두 최소 14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올 시즌에는 전 경기 출전에 딱 2경기가 부족했다. 체력 소모가 큰 중견수를 맡지만, 휴식 차원의 결장도 거의 없다. 꾸준히 1군에서 활약하니 누구보다 젊은 나이에 포스팅 초읽기에 들어갔다. 2023시즌을 마치더라도 이정후의 나이는 스물다섯 살에 불과하다. 역대 포스팅을 거친 KBO리그 타자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젊다. 2015년 나란히 포스팅을 시도한 손아섭(NC 다이노스)과 황재균(KT 위즈)은 각각 스물일곱 살과 스물여덟 살이었다. 2019년에는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서른한 살의 나이로 포스팅에 도전했다가 역대 네 번째 '무응찰'로 꿈을 접었다. 기량 이외 나이 프리미엄까지 얻지 못해 MLB 구단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반면 이정후는 누구보다 빠르게 포스팅 자격을 채워 실력 못지않은 '나이 경쟁력’까지 갖췄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스물다섯 살에) 포스팅을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무기"라며 "그 정도 나이에 해외 진출을 하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주전으로 뛰어야 가능하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건 장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커져 선수에게 유리하다"고 했다. 1년 후배 강백호(KT 위즈)와 희비가 엇갈린 것도 결국 내구성이다. 2018년 신인왕 출신인 강백호는 지난해 KT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정후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전 발가락 골절상으로 6월에야 복귀했는데 이후 햄스트링 부상이 겹친 탓이다. 강백호의 첫 데뷔 5년 연평균 경기 출전 기록은 117경기. 2021년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시즌 140경기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정후의 커리어가 더 돋보이는 이유다. 송재우 위원은 “(이정후 나이에 포스팅에 도전하는 건) 일본에서도 흔치 않다. 올해 MLB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센가 고다이·요시다 마사타카)을 보면 스물아홉 살 정도다. 이정후의 조건이 너무 좋다"고 평가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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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천] 김인태 "많은 훈련, 내년 성적으로 보답받겠다"

외야수 김인태(28·두산 베어스)가 이승엽 감독의 강훈련과 함께 다시 한번 주전 도약의 기회를 노린다. 두산은 17일부터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본래 마무리 훈련은 2군 선수들이나 부진했던 선수들이 중심이 된다. 지난 7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은 1군 선수들 대부분이 가을야구를 준비하느라 정식 마무리 훈련을 치르지 않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9위에 머물렀고, 1군 라인업에도 2군을 오가는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다. 8년 만에 가을에 비어있는 시간을 얻은 두산은 마무리 훈련을 열어 일부 고참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참가했다. 특히 훈련을 통해 기본기를 닦길 원했던 이승엽 감독의 존재감이 컸다. 훈련 첫 턴 동안 이천으로 출퇴근했던 이승엽 감독은 24일부터 이천에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훈련 지도에 매진했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은 밤 6시 반에 시작하는 야간 훈련까지 치열하게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김인태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13년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던 그는 지난해 드디어 1군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133경기에 출전해 418타석을 소화, 주전 야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다. 타율 0.259 출루율 0.373 장타율 0.378로 출루율을 제외하면 활약했다고 말하기 조금 부족했지만, 팀에 필요한 자리를 채워주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박건우(NC 다이노스)가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올 시즌 주전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지만, 잡지 못했다. 4월 페이스가 좋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이후 페이스를 되찾지 못했다. 83경기 타율 0.247에 그쳤다. 기대했던 만큼 아쉬운 시즌이었고, 김인태는 이승엽 감독 밑에서 맹훈련으로 재도전을 다짐하고 있다. 24일 이천에서 만난 김인태는 "이승엽 감독님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저보고 좌중간을 바라보고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평소에도 다른 지도자분들께 들었던 말이지만, 오시자마자 그 이야기를 하시니 머릿속에 더 박히는 것 같았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지도자 이승엽은 처음 만나지만, 선배 이승엽은 김인태에게 특별하다. 김인태는 "우리 감독님이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고향이 대구였고 감독님이 선수로 한창 야구를 잘하실 때 감독님을 보면서 컸다. 은퇴하시기 전 같은 그라운드에서 뛸 때도 1루에 감독님이 계시면 정말 신기했다. 그런 분이 감독으로 오시기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질문도 한다. 감독님이 아시는 걸 내가 빼 와야 좋은 것 아니겠나"라고 기뻐했다. 훈련량에 대해서는 이미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 김인태는 "감독님이 선수 시절부터 훈련량을 많이 말씀하신 걸 익히 들었다. 강조하신 것도 알고 있다. 나도 훈련 스케줄을 많이 잡아서 많이 하는 게 아니다. 올 시즌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했다. 시즌이 끝날 때 '좀 더 노력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마침 감독님께서도 양을 많이 강조하셨다. 양과 질을 모두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올 시즌 초반에 나름 준비한 대로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되었다. 다친 것도 있지만 핑계다.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양을 강조하시니 비시즌에도 계속 노력하겠다. 훈련량을 많이 주신 만큼 내년 성적으로 보답 받겠다"고 다짐했다. 이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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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112.5% 인상' 두산, 2022시즌 연봉 계약 완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022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62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 두산은 24일 "2022년 연봉 계약을 마무리했다"며 선수단의 올해 연봉을 발표했다. 최고 인상액을 기록한 이는 지난해 국내 에이스로 팀을 지켜낸 최원준이다. 최원준은 1억6000만원에서 112.5%(1억8000만원) 인상된 3억4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최원준은 지난해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투수로 시즌을 소화했다. 선발난을 겪으며 흔들리던 팀을 지탱하며 정규시즌 4위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불펜 에이스 홍건희도 최고 인상율로 지난해 활약을 보답받았다. 1억1000만원에서 127.3%(1억4000만원) 오른 2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로 지난 2020년 두산에 온 홍건희는 첫 해 활약에 이어 지난해 한 단계 더 진화하며 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셋업맨으로 성장했다. 65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하며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홈에서 평균자책점이 1.57로 철벽에 가까웠다. 포스트시즌에서 역시 위기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야수 중에서는 트레이드 대박 신화를 이룬 양석환이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 양석환은 2억1000만원에서 85.7%(1억8000만원) 인상된 3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20년까지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에서 미완의 거포였던 양석환은 지난해 두산의 전 마무리 투수 함덕주와 트레이드로 라커룸을 옮겼다. 이후 팀내 최다 홈런(28개), 타점 2위(96타점)를 기록하며 두산의 중심 타자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줬던 젊은 야수들도 억대 연봉에 합류했다. 백업 외야수로 133경기에 출전했던 김인태가 1억4000만원, 보상선수로 입단해 내야진의 미래로 떠오른 박계범과 강승호가 각각 1억4500만원, 1억1500만원에 사인하며 나란히 데뷔 첫 억대 연봉 반열에 올라 섰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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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있던 베테랑…박수 받으며 시즌 끝낸 이용규

홍원기 키움 감독은 2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끝난 뒤 콕 찍어 이용규(36)를 언급했다. 시리즈 탈락으로 한 시즌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그는 "이용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며 "어렵게 우리 팀에 와서 야구장 안팎에서 많은 힘이 돼줬다. 올 시즌을 끝까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자리를 빌려 이용규에게 '고생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용규는 지난해 11월 한화에서 방출됐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경쟁에서 밀려났다. 현역 의지는 강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하면 은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손을 내민 구단이 바로 키움. 연봉은 전년 대비 3억원 삭감돼 1억원에 불과했다.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당시 이용규는 "팀이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환영받는 영입은 아니었다. 키움은 KBO리그 구단 중 선수 평균 연령이 낮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주축 1군 선수들이 젊다. 자칫 이용규 계약은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을 수 있었다. 지난해 박준태가 두각을 나타냈고 유망주 박주홍에게 출전 기회를 보장하려면 '외야수 이용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입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키움은 지난 4월 초 박준태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탈했다. 5월 복귀한 뒤에는 타격 부진에 잔부상이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8월에는 기대주 송우현이 음주운전 적발로 퇴출당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팀이 흔들리지 않고 5강에 오를 수 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이용규였다. 그는 정규시즌 133경기에 출전, 타율 0.296(459타수 136안타), 1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테이블세터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7타수 3안타 2볼넷으로 활약했다.절정의 타격감 때문인지 시즌 중 배트가 단 한 번도 파손되지 않았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 "보통 배트 끝이나 손잡이 부분에 공이 맞으면 잘 부러지는데 올 시즌 이용규는 방망이 가운데 정확한 타격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거 같다. 대단하다"고 극찬했다.키움은 여전히 선수단이 젊다. 주장 김혜성의 나이가 스물두살이다. 그래서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용규는 박병호와 함께 팀의 중심을 잡아준다. 야구장 안팎에서 선수단에 끼친 영향도 크다. 시즌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감독이 공개적으로 칭찬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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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2018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이대호 3개 부문 수상

프리에이전트(FA) 양의지(28)가 올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기록됐다.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받은 상이라 더 값졌다. 양의지는 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유효투표수 349표 가운데 331표로 압도적인 득표에 성공해 포수 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4·2015·2016시즌 3년 연속 수상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골든글러브다. 양의지는 올해 두산 소속으로 뛰면서 133경기에서 0.358 23홈런 77타점 84득점 출루율 0.427 장타율 0.585를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 2위. 장타율은 10위다. 공격뿐 아니라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 도루 저지를 비롯한 수비에서도 현역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861⅓이닝을 포수로 수비하면서 도루 저지율 0.378을 기록해 후보에 오른 포수 7명 가운데 높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린드블럼은 총 245표를 얻어 외국인 투수로는 역대 여섯 번째로 투수 부문 황금장갑을 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SK 김광현(50표)와 18승을 올린 팀 동료 세스 후랭코프(30표)를 넉넉하게 제쳤다. 린드블럼은 올해 26경기에 등판해 168⅔이닝을 던지면서 15승4패 평균자책 2.88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전체 투수 가운데 퀄리티스타트가 21회로 가장 많았다.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초로 다승왕에 오르지 못하고도 골든글러브를 탄 수상자로 남게 됐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박병호(넥센)가 가져갔다. 255표를 얻어 2위 제이미 로맥(SK·71표)을 여유 있게 제쳤다. 박병호는 2년 만에 KBO 리그로 복귀한 올해 정규 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5 홈런 43개 112타점 88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장타율(0.718)과 출루율(0.457) 1위. 시즌 초반 왼쪽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을 다쳐 한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하고도 KBO 리그 최초 5년 연속 30홈런-100타점과 3년 연속 40홈런을 달성했다. 2루수 부문은 예상대로 KIA 안치홍이 받았다. 안치홍은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 23홈런 118타점 88득점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그는 롯데 박정태(1998·1999년) 이후 19년 만에 2루수 부문을 2연패한 선수가 됐다. 총 306표를 얻어 2위 오재원(두산·27표)을 압도적인 차이로 눌렀다. 두산 허경민(210표)과 넥센 김하성(183표)은 각각 3루수 부문과 유격수 부문에서 데뷔 첫 수상에 성공했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결혼 후 신혼여행까지 미룬 허경민은 타율 0.324 10홈런 79타점 85득점 20도루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리면서 첫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김하성은 타율 0.288 20홈런 84타점 95득점 출루율 0.358 장타율 0.474로 팀의 주전 유격수이자 중심타자 역할을 해낸 공을 인정 받았다. 최대 격전지로 여겨졌던 외야수 부문에선 두산 김재환(166표) 롯데 전준우(165표) 넥센 이정후(139표)가 수상자로 결정됐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로 뽑혔던 김재환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홈런왕과 타점왕에 오르면서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데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전준우와 지난해 신인왕 수상자인 넥센 리드오프 이정후는 둘 다 생애 첫 수상의 감격을 맛봤다. 롯데 이대호는 지명타자 부문에서 198표를 얻어 수상자로 뽑혔다. 올해 144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333 홈런 37개 125타점 81득점을 올렸다. 과거 1루수 골든글러브를 4회(2006·2007·2011·2017년) 3루수 골든글러브를 1회(2010년) 각각 받았던 이대호는 이로써 한화 장종훈(1루수·유격수·지명타자)과 삼성 양준혁(1루수·외야수·지명타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3개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낀 선수가 됐다. 배영은 기자 2018.12.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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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부족한 거포' 삼성의 잘못된 '라팍' 설명서

삼성이 홈구장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 삼성의 홈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이하 라팍)는 KBO리그 내 대표적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지난해 경기당 2.86개의 홈런이 나왔다. SK가 사용하는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 이어 리그 2위(제2홈구장 제외). 가장 적은 홈런이 나온 잠실구장과 비교했을 땐 경기당 1.45개가 더 많다. 개장 첫 시즌이었던 2016년(경기당 홈런 2.45개)과 비교했을 때 0.41개가 늘어난 수치. 올 시즌에도 첫 12경기에서 홈런 28개가 터졌다. 경기당 2.33개다. 최근 3년 동안의 분포를 봤을 때 경기당 최소 2개 이상의 홈런이 만들어지고 있다.구장이 크지 않다. 좌우가 99.5m, 센터가 122.5m다. 펜스 높이가 3.2m로 잠실구장(2.6m)보다 높지만 타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적다. 구장의 형태가 팔각형이라 외야 펜스가 곡선이 아닌 직선이다. 그러다보니 좌중간과 우중간이 특히 짧다. 여기에 바람까지 많이 분다. 홈에서 외야로 바람이 향할 땐 투수들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관건은 홈런 점유율이다. 홈런 3개가 나오더라도 홈팀이 2개를 친다면 걱정이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콜로라도가 좋은 예다.콜로라도의 홈구장은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다. 해발고도 1610m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타구의 공기저항이 적어 통계상 일반적인 야구장과 비교했을 때 외야 뜬공의 비거리가 약 9% 정도 더 늘어난다. 그만큼 타자 친화적이다. 2007년 콜로라도는 홈구장의 이점(홈 승률 0.622·원정 승률 0.481)을 확실하게 살려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그해 정규시즌 쿠어스필드에서 나온 홈런 185개 중 55.7%(130개)을 홈 타자들이 챙겼다. 마운드의 안정과 함께 쿠어스필드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삼성은 그 반대다. 지난해 라팍에서 나온 홈런 189개 중 홈 점유율은 38.6%(73개)에 불과하다. 홈런 100개 중 삼성 타자들이 라팍에서 친 건 40개가 안 됐다는 의미다. 원정에서 온 타자들이 더 큰 재미를 봤다. 올 시즌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30일까지 라팍에서 치러진 12경기에서 삼성 타자들이 친 홈런(11개)보다 원정 타자들이 기록한 홈런(17개)이 더 많다. 이마저도 분포가 고르지 않다. 타자 4명(강민호·러프·이원석·김상수)이 라팍 홈런의 100%을 책임지고 있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강타자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최근 몇 년 동안 팀의 중심이었던 박석민(NC) 채태인(롯데) 최형우(KIA)가 FA나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 뒤 이승엽까지 은퇴하면서 타선이 한층 헐거워졌다. 2016년 겨울 이원석, 2017년 겨울 강민호를 FA로 수혈한 상태. 그러나 이원석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8개, 2005년 1군 데뷔 후 두 자릿수 홈런을 두 번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홈런보다 안타가 익숙한 유형이다. 강민호는 2015년 35홈런을 때려낸 '공격형 포수'지만 포지션 특성상 수비 부담을 항상 안고 있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에 쏠리는 부담이 크다.지명타자도 꼬였다.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는 공격이 가장 뛰어난 타자가 들어가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삼성은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지명타자 장타율이 0.330으로 최하위다. 이 부문 1위 SK(0.661)과 3푼 이상 차이가 난다. 리그 평균인 0.463보다도 1할 이상이 떨어진다. 올 시즌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지명타자가 홈런을 때려내지 못한 유일한 구단이 삼성이다. 최근 지명타자로 투입한 손주인·배영섭·이성곤 등은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거포와는 거리가 있다. 그만큼 상대 투수가 느끼는 위압감이 떨어진다.지난 26일 대구 NC전에선 2-5로 뒤진 9회 무사 3루 찬스에서 대타로 강한울이 나왔다. 강한울은 번트를 비롯한 작전에 능하지만 장타력(통산 장타율 0.316)이 떨어진다. 9회 2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한 NC 마무리 이민호가 느끼는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결과도 삼진이었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좋은 예는 SK다. SK는 2015년 안팎부터 강타자를 수집했다. 구단 내부 회의에서 파크팩터에 대한 논의가 나왔고, 홈구장에 대한 이점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2015년 7월 트레이드로 정의윤, 그해 8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동엽, 12월 정상호의 FA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차례로 영입했다.SK 관계자는 "그때 넥센과 두산 등 강팀을 분석하니 중심타선에 강타자가 있었다. 이전엔 빠른 선수들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는데, 구장 환경에 맞게 구성해야 한다"고 돌아봤다. SK는 지난해 2003년 삼성이 작성한 역대 한 시즌 팀 홈런 213개(133경기 체제·현행 144경기)를 정복하면서 역대급 홈런 타선을 자랑했다. 타자 친화적인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무려 홈런 129개를 터트렸다. 홈에서 나온 전체 홈런 217개의 59.4%였다.라팍을 홈으로 사용하는 삼성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은 '변화'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5.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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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출루율' SK, 풀카운트에서 찾은 해답

SK가 풀카운트 상황에서 답을 찾았다.지난해 SK는 유독 풀카운트에 약했다. 풀카운트 출루율이 0.470으로 8위에 머물렀다. 리그 평균인 0.485보다 더 낮았다. 간과하기 힘든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풀카운트 출루율 1~3위가 정규시즌 순위 1~3위와 일치했다. KIA가 0.52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두산(0.518)과 롯데(0.509)가 이었다. 그러나 SK는 풀카운트 삼진이 188개로 리그 2위. 볼넷은 221개로 7위였다.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은 최악의 사이클을 보여줬다. 풀카운트 홈런이 28개로 압도적 리그 1위(2위 KIA 17개)였지만 개선할 부분이 분명했다.SK는 2017시즌 팀 홈런 234개를 기록했다. 2003년 삼성이 작성한 역대 한 시즌 팀 홈런 213개(133경기 체제·현행 144경기)를 정복하면서 역대급 홈런 타선을 자랑했다. 그러나 출루율이 0.341로 8위였다. 쉽게 말해 '홈런만 많이 치는 팀'의 이미지가 강했다. 정경배 코치는 "우리팀이 가장 약한 게 풀카운트 승부다. 출루율을 높이려면 풀카운트 상황에서 볼을 골라내야 한다"며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타자가 투수를 이기기 쉽지 않다. 그러나 풀카운트는 타자와 투수가 동등하게 대결하는 상황이다. 공 1개를 골라내면 걸어서 나갈 수 있다. 이때 삼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출루율이 낮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풀카운트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출루율은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정경배 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에게 꾸준하게 이 부분을 주입했다. 정 코치는 "풀카운트에서 한 시즌에 1인당 (볼넷) 10개씩만 골라내자고 했다. 그러면 출루율은 좋아진다"고 말했다.코치의 주문이 통한 걸까. SK는 3일까지 풀카운트 상황 출루율이 0.603으로 압도적인 1위(2위 삼성 0.529·리그 평균 0.496)다. 풀카운트에 골라낸 볼넷이 26개, 삼진은 12개다. 시즌 팀 타율도 상승해 0.287로 공동 3위. 2017시즌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많은 홈런을 때리면서 풀카운트에서 강점까지 보여주고 있다. 상대 투수가 답답함을 느낄 정도로 빈틈이 줄어들었다.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4.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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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결산①] 팀 홈런 234개, 젊어서 더 강한 타선

'미래'가 있어 더 강력했다. SK 타선의 얘기다.SK는 2017시즌 팀 홈런 234개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200홈런을 돌파했고, 이 부문 2위 두산(178개)과의 격차가 56개나 됐다. 리그 평균인 155개를 월등히 넘어섰다. 팀 홈런 최하위 LG(110개)의 2배가 넘었다. 2003년 삼성이 작성한 역대 한 시즌 팀 홈런 213개(133경기 체제·현행 144경기)까지 정복하면서 역대급 홈런 타선을 자랑했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만 9명. '장타=SK'라는 공식을 만들었다.눈여겨 볼 부분은 '나이'다. SK는 올 시즌 간판타자 최정(30)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왕조시대의 주역인 박정권(36)·김강민(35) 등 베테랑의 입지가 줄어든 반면 '뉴 페이스' 타자들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2012년 1군에 데뷔한 뒤 처음으로 한 시즌 100경기 출전을 경험한 한동민(28)이 홈런 29개를 때려내면서 최정을 보조했다. 8월 8일 인천 NC전에서 다친 왼 발목 부상만 아니었다면 30홈런을 거뜬하게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였다. 부상 전까지 장타율 0.614를 기록해 최형우(KIA 0.656)·김재환(두산 0.651)에 이은 리그 3위. 공격 전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거듭났다. 20대 후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김동엽(27)도 마찬가지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지명을 받고 SK 유니폼을 입은 김동엽은 입단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데뷔 두 번째 시즌이었던 올해 22홈런을 폭발시키면서 만만치 않은 파워를 과시했다. 고질적으로 왼 팔꿈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20홈런을 넘겼다. 정경배 SK 타격코치가 "힘으로 기술을 이겨 내는 타자다. 기술만 조금 더 장착한다면 한 시즌에 홈런 30~40개는 충분히 때려 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한동민보다 한 살 어리고, 군 복무를 끝낸 상태다.여기에 정진기(25) 잠재력을 보였다. 정규시즌 동안 투수 유형에 따라 출전 기회가 제한됐지만 212타석에서 11홈런을 터트렸다.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후 팀에 합류했고, 가능성을 선보였다. 2011년 1군 첫선을 보인 뒤 3년 동안 통산 2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7시즌에 '힐만의 남자'로 거듭났다. 패배로 끝난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선 포스트시즌(PS) 데뷔 첫 타석 홈런에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PS 데뷔 첫 두 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때려낸 역사상 두 번째 타자가 됐다.이 밖에 SK는 부침을 보였던 이재원(29·350타석 9홈런)과 최승준(29·98타석 6홈런)까지 두 자릿수 기록할 수 있는 파워를 보유했다. 2018시즌엔 30대 안팎의 타자들로 '홈런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7시즌 타선에서 확인한 가장 큰 수확이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10.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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